분기 사업계획 회의가 끝나갈 무렵 신규 라인 이관 태스크포스의 리더를 정한다. 본부장이 두 이름을 말하고 옆자리 임원이 한 명을 더 얹는다. 15분 만에 명단이 확정되고 회의록에는 “TF 구성 완료”라는 한 줄만 남는다. 왜 그 세 사람이었는지, 다른 후보가 거론되기는 했는지, 이름이 나오지 않은 사람에게 무엇이 부족했는지는 어디에도 적히지 않는다. 같은 해 이 회사는 1인당 40시간의 리더십 교육을 편성했다.
도전과제 배정은 손익·기한·평판이 걸린 고난도 업무를 특정 구성원에게 맡기는 결정이다. 교육과 달리 공고가 없고, 평가와 달리 등급표가 없으며, 승진과 달리 심의 절차가 없다. 그런데도 3년 뒤 경력을 갈라놓는 힘은 수료증보다 이 결정 쪽이 세다.
기업교육을 설계하는 사람이 붙들어야 할 결론은 분명하다. 교육 예산을 늘리는 것보다 고난도 과제가 누구에게 어떤 근거로 갔는지 남기고 대조하는 편이 성장에 크게 작용한다. 배우고도 쓰지 않으면 역량은 증거로 바뀌지 않는다. 배정은 인사의 부수 절차가 아니라 학습을 성과로 환전하는 마지막 창구다.
자본 부족이 아니라 책임 소재의 흐릿함이 성장을 막는다
McKinsey의 State of Organizations 2026 조사에서 생산성 정체의 근본 원인을 다루지 못하는 이유를 물었을 때, 응답자가 가장 적게 고른 항목이 개선 프로젝트용 자본 부족(13%)이었다. 상위에는 단기 비용절감 편중과 장기 관점 부재(30%), 조직 사일로(30%), 조직적 저항(29%), 불명확한 책임과 권한(26%), 프로세스 구조 중복과 정리되지 않은 업무 흐름(26%), 단절된 의사결정(25%)이 놓였다.

McKinsey State of Organizations 2026 원문 38쪽 Exhibit 9. 2025년 6~9월 조사, 응답자 10,018명. 돈이 가장 덜 언급된 장벽이라는 순서가 이 글의 출발점이다.
이 순서를 교육 담당자의 언어로 옮기면 이렇게 된다. 성장이 멈춘 이유를 예산에서 찾는 습관은 자주 빗나간다. 누가 무엇을 결정하는지가 흐릿하고, 부서 경계가 사람과 정보를 가두며, 의사결정이 서로 끊겨 있는 상태가 훨씬 자주 지목된다. 이 세 가지는 모두 “어떤 일을 누구에게 맡길 것인가”라는 한 지점에서 만난다.
교육비를 20% 늘리는 결정은 품의서를 남긴다. 반면 신사업 TF의 자리 하나를 A가 아니라 B에게 주는 결정은 대개 아무 문서도 남기지 않는다. 액수로는 후자가 더 크다. 2년짜리 신사업 리더 경험은 어떤 외부 과정으로도 대체되지 않는다. 금액이 큰 쪽에만 절차가 붙어 있고, 효과가 큰 쪽은 절차 밖에 있다.
배정 회의 15분이 교육 40시간보다 경력을 세게 흔든다
같은 조사에서 고성과 문화를 만들지 못하는 가장 큰 장벽으로 47%가 제한된 경력 성장 기회를 꼽았다. 목표 맞춤형 보상 부재(43%), 몰입하지 않는 구성원(38%), 경직된 성과관리 체계(38%)가 뒤를 이었다. 밀레니얼 세대에서는 이 우려가 50%까지 올라간다. 베이비부머의 38%와 비교하면 차이가 뚜렷하다.
지식노동자의 성과를 높이는 방법을 물었을 때도 경력 성장 경로가 전 연령 평균 43%로 1위였다. 정기 성과대화 42%, 경쟁력 있는 보상 40%, 유동적 목표 설정 37%가 뒤따랐고, 비금전적 보상과 결과 관리는 각각 20%에 머물렀다.

McKinsey State of Organizations 2026 원문 49쪽 Exhibit 13. 18~24세는 경력 성장 경로를 31%로 응답해 다른 연령대의 42~43%보다 낮다. 아직 성장 경로를 겪어보지 못한 구간에서 기대치가 낮게 형성된다는 신호로 읽을 만하다.
경력 성장 경로라는 말을 승진 사다리로만 읽으면 해석이 좁아진다. 대부분의 조직에서 직급은 한정돼 있고 자리는 매년 나지 않는다. 그 사이를 채우는 것이 어려운 과제다. 새 시장 진입, 실패한 프로젝트의 회생, 규제 대응, 대형 고객 재협상처럼 결과가 위로 보고되는 일이 실제 성장 경로다.
여기서 기업교육의 위치가 바뀐다. 과정을 늘려 “성장 기회를 제공했다”고 보고하는 방식은 47%가 지적한 문제를 건드리지 못한다. 구성원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은 학습 시간이 아니라 배운 것을 걸어볼 판이다.
“떠오르는 이름”은 실력이 아니라 접촉 빈도가 만든 목록이다
배정 회의에서 후보가 만들어지는 방식은 대체로 비슷하다. 누군가 이름을 떠올리고, 다른 사람이 동의하거나 반대한다. 문제는 이름이 떠오르는 순서가 능력 순서와 다르다는 데 있다.
떠오르는 이름을 결정하는 변수는 대개 이런 것들이다.
- 최근 6개월 안에 그 임원과 같은 회의에 몇 번 들어갔는가.
- 보고서를 만든 사람인가, 보고한 사람인가.
- 지난 실패를 설명할 자리에 함께 있었는가.
- 근무지가 본사인가, 지방 사업장이나 해외 법인인가.
- 이전 배정에서 이미 한 번 이름이 불렸는가.
마지막 항목이 특히 무겁다. 한 번 배정된 사람은 다음 회의에서도 먼저 떠오른다. 성과가 관찰되었기 때문이다. 기회를 받지 못한 사람은 관찰될 기회 자체가 없어 다음에도 떠오르지 않는다. 이 순환은 악의 없이 굴러가고, 그래서 아무도 멈추지 않는다.
접촉 빈도는 조직 설계의 산물이다. 원격근무 비중, 층위 수, 보고 경로, 회의 참석 범위가 누구의 이름이 임원의 머릿속에 남는지를 정한다. 개인의 적극성으로 설명하면 원인을 사람에게 떠넘기게 된다.
배정 기록이 없으면 어떤 편향도 반증되지 않는다
배정이 공정했다고 믿는 관리자와 불공정했다고 느끼는 구성원이 같은 회의실에 있다. 두 주장 모두 검증할 자료가 없다. 누가 후보였는지, 어떤 기준이 적용됐는지, 누가 어떤 이유로 제외됐는지가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기록이 없는 상태에서 벌어지는 일은 두 가지다. 하나는 문제 제기가 감정 문제로 처리되는 것이다. 근거를 댈 수 없으니 “서운함”으로 분류된다. 다른 하나는 관리자가 스스로를 점검할 방법을 잃는 것이다. 자기 팀에서 지난 2년간 고난도 과제가 몇 사람에게 집중됐는지, 그 사람이 매번 같은 사람인지 확인할 데이터가 없다.
인사 시스템은 이 공백을 대부분 메우지 못한다. 인사 기록에는 확정된 발령과 평가 등급이 들어가지만, 확정 이전의 후보군과 탈락 사유는 들어가지 않는다. 겸직·TF·파견처럼 발령을 동반하지 않는 배정은 애초에 시스템 밖에 있다. 경력에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결정이 데이터로는 존재하지 않는 상태다.
“준비되면 주겠다”는 스스로 증명할 수 없는 조건이다
배정에서 밀린 사람이 가장 자주 듣는 문장은 “아직 준비가 덜 됐다”이다. 선의로 하는 말이고 때로는 사실이다. 문제는 이 조건이 논리적으로 닫혀 있다는 점이다.
준비의 증거로 인정되는 것은 대개 유사한 과제를 수행한 경험이다. 그 경험은 배정을 통해서만 생긴다. 배정을 받으려면 준비가 필요하고, 준비를 증명하려면 배정이 필요하다. 이 고리 안에서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교육을 더 받는 것뿐인데, 교육 이수는 준비의 증거로 잘 인정되지 않는다.
고리를 끊는 방법은 준비의 정의를 배정 이전 시점에서 관찰 가능한 형태로 바꾸는 것이다.
- 과제가 요구하는 판단을 세 개로 쪼개고, 각각을 작은 범위에서 먼저 맡긴다.
- 실패 허용 범위와 회수 계획을 미리 정해 두고 시작한다.
- 검토자를 붙이되 결정권은 넘긴다. 검토는 결정을 대신하지 않는다.
- 준비 부족의 항목을 문장으로 적는다. “경험이 없다”가 아니라 “원가 구조를 다뤄 본 적이 없다”처럼 적는다.
마지막 항목이 실무적으로 가장 유용하다. 부족한 것이 구체적으로 적히면 다음 12개월 안에 그것을 채울 작은 과제를 설계할 수 있다. 적히지 않으면 다음 회의에서도 같은 이유로 같은 결론이 난다.
누구는 거절해도 되고 누구는 거절하지 못한다
배정의 형평을 논할 때 기회를 받는 쪽만 본다. 거절의 비용이 사람마다 다르다는 점은 잘 다뤄지지 않는다.
이미 핵심 인력으로 분류된 사람은 과제를 거절해도 다음 기회가 온다. 거절이 “바쁜 사람”이라는 신호로 읽히기 때문이다. 아직 그 목록에 없는 사람이 같은 과제를 거절하면 “의지가 없다”는 기록이 남는다. 다음 회의에서 이름이 나올 확률이 떨어진다. 같은 행동에 붙는 해석이 다르다.
이 비대칭은 세 가지 결과를 만든다.
- 여력이 없는 사람이 과제를 떠안고, 과부하 상태에서 결과가 나빠진다.
- 돌봄이나 건강 사정으로 시기를 조정해야 하는 사람이 조정 요청 자체를 포기한다.
- 관리자는 “다들 원하지 않더라”는 잘못된 관찰을 얻는다.
해법은 거절을 기록에서 분리하는 것이다. 배정 제안과 수락 여부를 별도 항목으로 남기고, 거절 사유가 시기·업무량·건강·돌봄인 경우 다음 배정 후보군에서 제외하지 않는다는 규칙을 명시한다. 규칙을 문서로 두지 않으면 관리자의 선의에 기대게 되고, 선의는 사람이 바뀌면 사라진다.
숙련도를 쌓아도 쓰이지 않으면 투자 회수는 일어나지 않는다
OECD가 2023년 국제성인역량조사 자료로 분석한 결과에서 숙련도와 숙련 활용 사이의 연결이 끊겨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평균 숙련도가 높은 나라가 반드시 숙련을 더 자주 쓰지는 않았고, 나라 안에서도 높은 숙련을 가진 사람 상당수가 그것을 거의 쓰지 않는 일자리에 있었다.
구체적인 수치가 이 진단을 뒷받침한다. 조사에 참여한 모든 나라에서 문해력 4수준 이상인 사람의 최소 10%가 읽기 활용도 하위 3분의 1에 속하는 일자리에 있었다. 크로아티아와 싱가포르에서는 이 비율이 3분의 1까지 올라간다. 고숙련 직종 안에서도 마찬가지여서, 문해력이 높은 보건 준전문직의 4분의 1가량이 읽기 활용 최하위 구간에 있었다.
기업교육 관점에서 이 결과의 함의는 날카롭다. 교육 투자의 수익은 학습이 끝나는 지점이 아니라 학습한 것이 요구되는 업무가 배정되는 지점에서 결정된다. 배정이 없으면 숙련은 사용되지 않고, 사용되지 않은 숙련은 조직 안에서 증거를 남기지 못한다.
같은 분석에서 성별에 따른 차이도 확인된다. 동일한 직업, 동일한 숙련도, 유사한 개인·직무 특성을 통제해도 여성은 대부분의 숙련을 남성보다 덜 자주 사용했다. 직업 내부의 과업 분리, 즉 같은 직함 아래에서 서로 다른 책임이 배정되는 구조가 원인으로 지목됐고, 해결책으로 공정한 과업 배분과 포용적 관리 관행이라는 사업장 차원의 개입이 제시됐다. 학력이 낮은 집단에서도 같은 숙련도에서 활용 빈도가 낮게 나타났으며, 그 격차가 좁혀진 구간은 일자리 자체가 더 숙련집약적으로 바뀐 결과였다.
이 대목이 배정 논의의 근거를 개인 특성에서 업무 설계로 옮긴다. 직함이 같고 숙련도가 같은데 하는 일이 다르다면, 차이를 만든 것은 사람이 아니라 배정이다.
기회 배정 장부는 인사 비밀문서가 아니라 운영 장부다
배정을 기록한다고 하면 인사평가 자료를 떠올리기 쉽다. 필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라 재고를 관리하듯 기회의 흐름을 추적하는 장부다. 항목은 많지 않아도 된다.
| 기록 항목 | 담는 내용 | 이 항목이 막는 문제 |
|---|---|---|
| 과제 식별자 | 과제명, 기간, 예산·인원 규모, 보고 대상 | 비슷한 과제를 다른 난이도로 오인하는 일 |
| 성장 등급 | 손익·의사결정·대외노출 중 무엇이 걸려 있는가 | 잡무를 성장 기회로 포장하는 일 |
| 후보군 | 검토된 이름 전체와 검토 시점 | 한 사람만 떠올린 뒤 검토했다고 기록하는 일 |
| 선정 근거 | 적용한 기준과 결정적 판단 한 문장 | 사후에 이유를 새로 만드는 일 |
| 비선정 사유 | 부족하다고 본 구체 항목과 보완 과제 | “준비 부족”이 반복 기록되는 일 |
| 제안·응답 | 제안 여부, 수락·거절, 거절 사유 유형 | 거절 이력이 평판으로 굳는 일 |
| 지원 조건 | 기존 업무 조정, 검토자, 실패 허용 범위 | 지원 없는 과제를 기회로 부르는 일 |
이 장부가 지향하는 것은 배정 결정을 뒤집는 것이 아니다. 같은 결정을 6개월 뒤에 다시 설명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소유자는 HR이 아니라 배정 권한을 가진 조직장이어야 하고, 검토 주기는 인사 연간 일정이 아니라 과제 발생 주기를 따라야 한다.
접근 권한은 세 층으로 나눈다. 본인은 자기 관련 기록을 열람하고, 조직장은 자기 조직의 집계를 보며, HR과 인재개발은 부서 간 비교를 위한 통계를 본다. 개별 평가 코멘트를 그대로 노출하면 기록이 부실해진다. 남기는 사람이 방어적으로 쓰기 시작하면 장부의 가치는 사라진다.
후보군을 먼저 공개하면 배정 기준이 저절로 올라간다
가장 효과가 빠른 조치는 결정 이후가 아니라 결정 이전에 목록을 여는 것이다. 배정 회의 전에 해당 과제의 후보군을 명시적으로 작성하고, 그 목록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함께 적는다.
후보군 작성에는 세 갈래를 섞는다. 조직장 추천, 본인 지원, 데이터 기반 탐색이다. 세 번째가 특히 중요하다. 최근 2년간 유사 과제를 수행한 사람, 필요한 스킬을 보유했다고 기록된 사람, 그리고 지난 네 번의 배정에서 한 번도 후보에 오르지 않은 사람을 시스템이 자동으로 끌어온다. 마지막 조건이 접촉 빈도의 관성을 깬다.
공개 자체가 기준을 바꾼다는 점이 실무적으로 중요하다. 명단이 회의 전에 돌면 “왜 이 사람은 없는가”라는 질문이 생긴다. 질문에 답하려면 기준을 말해야 하고, 기준을 말하면 다음 배정에서 그 기준이 적용된다. 별도의 제도를 만들지 않아도 절차가 스스로 조여진다.
다만 후보군 공개가 공모 절차로 굳으면 속도가 떨어진다. 긴급 과제까지 모두 공고할 필요는 없다. 기준은 과제의 성장 등급으로 정한다. 손익이나 대외 노출이 걸린 과제만 후보군 작성을 의무화하고, 나머지는 사후 장부 기록으로 충분하다.
한국 기업은 TF·겸직·파견 세 칸부터 장부를 연다
한국 기업의 배정 관행에는 고유한 특징이 있다. 정식 발령이 아닌 형태로 중요한 일이 많이 움직인다. 태스크포스, 겸직, 파견, 그리고 “한시적으로 맡아 달라”는 요청이 대표적이다. 이 넷은 인사 시스템에 잘 남지 않으면서 경력에는 크게 작용한다.
연공 요소가 남아 있는 조직에서는 문제가 한 겹 더한다. 배정 후보군이 직급으로 먼저 걸러진다. 차장급 이상만 검토하는 관행이 있으면 그 아래에서는 아무리 성과를 내도 이름이 올라가지 않는다. 반대로 직급이 되면 준비 여부와 무관하게 순번이 돌아온다. 두 오류가 동시에 일어난다.
순환보직 제도를 운영하는 조직에서는 이동 자체가 기회처럼 보이지만 등급을 따져야 한다. 같은 2년 순환이라도 손익을 쥐는 자리와 지원 업무를 도는 자리는 다음 배정에서 다르게 계산된다. 순환 이력을 자리 이름으로만 남기면 이 차이가 지워진다. 장부에는 자리 이름이 아니라 그 자리에서 무엇을 결정했는지를 적는다.
현실적인 시작점은 전사 제도가 아니라 한 본부다. 지난 8분기 동안 그 본부에서 발생한 TF·겸직·파견을 모두 꺼내 누가 맡았는지 세어 본다. 상위 3명이 절반 이상을 가져갔다면 그 자체가 다음 분기의 안건이다. 인재개발 부서가 이 집계를 만들어 조직장 회의에 올리는 것만으로도 논의의 언어가 바뀐다.
분기마다 읽어야 할 여섯 개의 배정 숫자
배정 형평을 하나의 지수로 만들면 관리는 편해지지만 판단은 어려워진다. 나눠서 본다.
- 기회 집중도: 지난 4개 분기 고난도 과제의 몇 퍼센트가 상위 10% 인원에게 갔는가.
- 최초 배정률: 해당 기간에 고난도 과제를 처음 맡은 사람이 몇 명인가.
- 후보군 폭: 과제당 검토된 후보가 평균 몇 명이며, 그중 몇 명이 자기 지원인가.
- 비선정 사유 구체성: 비선정 기록 중 보완 과제까지 적힌 비율은 얼마인가.
- 거절 후 재호출률: 한 번 거절한 사람이 다음 두 번의 배정에서 후보에 오른 비율은 얼마인가.
- 배정 후 지원 이행률: 약속한 업무 조정과 검토자 배치가 실제로 이뤄진 비율은 얼마인가.
여섯 숫자를 함께 봐야 하는 이유는 각각이 반대 방향으로 왜곡되기 때문이다. 최초 배정률만 올리면 준비되지 않은 사람에게 지원 없이 과제를 넘기는 결과가 나온다. 기회 집중도만 낮추면 중요한 과제를 잘게 쪼개 성장 등급을 떨어뜨리게 된다. 여섯 번째 숫자가 나머지를 붙든다. 지원이 따라가지 않은 배정은 기회가 아니라 방치다.
인재개발 부서의 역할도 여기서 다시 정의된다. 과정 운영자에서 배정 데이터의 관리자로 옮겨 가는 일이다. 어떤 과제가 누구를 키웠는지 아는 조직은 다음 교육을 그 과제 앞뒤에 붙일 수 있다.
공정한 배정은 기회를 나눠 주는 일이 아니라 근거를 남기는 일이다
배정을 균등하게 나누자는 주장이 아니다. 어려운 일은 감당할 사람에게 가야 하고, 그 판단에는 조직장의 재량이 필요하다. 문제는 재량이 아니라 재량의 불투명함이다.
같은 결정을 내리되 후보군을 먼저 적고, 기준을 미리 말하고, 제외 사유를 구체적으로 남기고, 거절을 평판과 분리하고, 배정에 따라붙기로 한 지원을 실제로 이행하면 된다. 결정의 속도를 늦추지 않으면서 결정의 이력을 만드는 일이다.
기업교육이 성장에 기여하는 방식도 여기서 달라진다. 과정 수를 늘리는 대신 배정 장부를 함께 읽고, 어떤 과제가 어떤 준비를 요구하는지 분해하고, 배정 전후에 필요한 학습을 붙인다. 교육은 기회를 대신하지 못하지만, 기회가 어디로 갔는지 아는 조직에서는 교육이 정확해진다. 배정 기록이 없는 조직에서 교육은 언제나 늦고 언제나 일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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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McKinsey & Company, The State of Organizations 2026, 2026: https://www.mckinsey.com/~/media/mckinsey/business%20functions/people%20and%20organizational%20performance/our%20insights/the%20state%20of%20organizations/2026/the-state-of-organizations-2026-vf.pdf
- OECD, How Workers Use, or Don’t Use, their Skills in the Workplace, Getting Skills Right, 2026: https://www.oecd.org/en/publications/how-workers-use-or-don-t-use-their-skills-in-the-workplace_0e7c6dc9-en.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