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HR 부서는 ‘디지털 전환’, ‘코로나 비대면’, ‘MZ 세대 대두’, ‘조용한 퇴사’ 등 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이슈에 대응하며 바쁘게 달려왔습니다.
2023년은 세계 경제의 리세션(Recession) 공포 속 이러한 이슈들에 더해 생존을 위한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죠. ‘경기 침체’라는 전 세계적 위기에서 기회로 바꾸는 전략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하단의 글은 <월간 인재경영> 2023년 1월호, ‘2023년 국내 기업 HR 방향’ 글을 재구성하여 작성한 것으로 <월간 인재경영>의 동의를 얻어 사용합니다.
2023년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얘기가 많다. 최근 보도를 보면 약 90% 기업들이 내년도 경영 기조를 현상 유지 또는 긴축 경영으로 잡았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HR이 생존과 성장을 위해 사람과 조직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 것인지 심사숙고해야 할 시간이다. 2023년에 우리 기업의 HR 리더들이 어떤 측면에 좀 더 집중해야 할지 살펴본다.
#1. 스마트 생존을 위한 HR 우선순위 강조
전세계적인 코로나19 대유행이 지나가고 우리 경제는 금리 인상, 원가 상승, 환율 불안, 수출 감소 등 전례 없는 복합 위기 징후를 보이고 있다. 대다수 경제 전문가와 경영자들이 최소 2023년까지는 업황이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전망을 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한 어려움을 각오해야 한다는 얘기도 많다.
기업들은 생존 확보를 위해서 HR 차원에서도 운영비 절감이나 구조조정에 신경을 많이 쓸 것으로 보인다. 그런 와중에 주요 대기업들에서 70년대생 위주의 임원 세대교체가 거의 완료되었다. 2023년 대기업 신규 임원 114명 중 1970년 이후 출생자가 92%에 달한다고 한다. 조직의 리더십 변화는 조직 전반에도 변화의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2023년 한 해는 많은 조직이 사업이나 자금 측면뿐 아니라 조직 차원에서도 스트레스가 임계치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3년 동안 HR 부서는 ‘디지털 전환’, ‘코로나 비대면’, ‘MZ 세대 대두’, ‘대퇴사 시대’ 등 다양한 조직 이슈에 대응하면서 바쁘게 달려왔다. 이런 이슈들의 영향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생존을 위한 HR 관리까지 더해지는 느낌이다.
뭔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 전에 HR 조직이 많은 스트레스 속에서 조직의 스마트 생존을 위해 필요한 우선순위를 먼저 생각할 필요가 있다.
#2. 포스트 코로나 근무환경 관리
코로나는 재택근무를 일상으로 만들었다. 근무환경의 유연성은 이제 인재 유지와 확보를 위해 우선순위를 두어야 할 요소다. 2022년 초 세계적인 조사기관 퀄트릭스(Qualtrics)가 실시한 연구에 의하면, 한국 직장인의 약 18%는 “회사가 재택근무를 없애고 사무실 근무로 전면 복귀를 요구하면 이직을 고려한다”고 한다.
글로벌 취업포털 링크트인(LinkedIn)에 올라오는 구인공고의 20%가 사무실 출근을 할 필요가 없는 직무인데, 전체 지원서의 약 50%가 이들 직무에 몰렸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감염병 대유행 때문에 선택의 여지 없이 도입했던 비대면 근무가 이제는 다른 이유로 ‘선택의 대상’이 된 것이다.
다행인 것은 다수 기업이 비대면 근무환경을 잘 정착시켰다는 것이다. 취업포털 사람인 조사에서도 직장인들의 약 40% 정도는 비대면 근무로 인해 협업이 증가했다고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에도 업무 생산성 향상 및 직원 만족도 제고 차원에서도 많은 장점이 보고되었다.
그래서인지, 최근 잡코리아 조사에서도 기업 인사담당자 약 40% 정도는 코로나 방역지침이 완전히 해제되더라도 재택근무가 유지될 것으로 보았다.
하지만, 재택근무를 종료하고 다시 사무실 근무로 전환하는 기업도 많다.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Elon Musk)는 “사무실 출근 안 할 거면 퇴사하라”고 직원들을 압박했다. 하지만, 한 번 재택근무의 장점을 경험한 직원들이 코로나 이전과 완전히 똑같은 사무실 근무로 돌아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결국은 사업과 조직의 특성에 맞는 하이브리드 근무 방식을 고려하는 것이 좋고, 사무실 복귀를 선언할 경우 사무공간에 대해서 재정의가 필요하다
#3. 성숙한 피드백 문화 구축
성과평가는 오랫동안 직원들이 가장 불만을 많이 토로하는 인사제도였다. 하지만,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성공 비결로 ‘애자일’, ‘OKR’ 등이 국내에도 많이 도입되고 프로젝트 중심 업무 환경이 확산되면서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피드백을 제대로 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이런 변화는 리더 역할에 대한 인식이 ‘지시 후 확인’에서 ‘위임 후 코칭’으로 점차 바뀌고, 전통적인 위계 문화가 실무자 중심의 수평적 문화에 조금씩 자리를 내주는 것과 맞물려 있다. 게다가 피드백 문화는 단순히 성과관리뿐 아니라, 몰입관리, 인재육성, 인재유지 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피드백 문화는 중간 관리자 개개인 차원에서 미시적인 행동 변화가 일어나야만 가능하다. 마음은 굴뚝 같아도 변화를 끌어내는 방법론에 있어서는 시행착오가 많았다.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많은 노력과 모색 끝에 피드백 문화를 정착시키는 방향을 찾아가고 있다. 현대기아차, 네이버, 토스, SK텔레콤, 한국타이어 등의 최근 사례가 많이 알려져 있다.
또한 중간 관리자 코칭 역량 개발과 피드백 문화를 접목하는 시도가 눈길을 끈다. 기아자동차의 경우, 2019년부터 ‘PSV(Peer Surround View)’라고 하는 동료 피드백 중심의 평가를 2년 동안 실행했지만, 참여율이 11% 정도에 그쳤는데, 2022년 리더 코칭 교육과 연계한 결과 85%까지 참여율이 수직 상승했다.
#4. 채용 규모 감소 속 우수인재 채용
우리나라에서도 고용난과 취업난이 동시에 존재하는 트렌드가 이어진 지 여러 해가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은 채용 규모는 줄이지만, 우수 인재는 잘 뽑아야 하는 이중의 어려움을 감당할 수밖에 없다.
인재 선발의 제도와 도구적 측면에서는 이미 다양한 시도와 혁신들이 많이 알려져 있다. ‘수시채용’, ‘블라인드’, ‘직무중심’, ‘인공지능’ 등이 최근 몇 년 동안 채용 분야에서 불고 있는 트렌드였다.
하지만, 경쟁 기업들도 모두 같은 방식으로 선발을 정교화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만으로 차별화된 채용이 쉽지는 않다. 게다가 요즘 인재들은 뽑아서 조직에 묶어두기가 힘들다. 취업포털 잡코리아의 2022년 11월 조사에 응답한 직장인의 51%는 ‘환승이직’이 ‘당연하다’고 했고, 47%는 ‘그럴 수 있다’고 답했다.
어려움 속에서도 채용을 잘하기 위해 기업들은 인재상을 다시 검토하게 될 것이다. 철저한 포지션 중심 채용이 기본인 미국에서도 요즘은 ‘후보자 페르소나(Candidate Persona)’ 개념을 쓰면서 어떤 사람이 조직의 Right Talent인지를 적극적으로 검증한다.
채용 공고는 더욱 구체적으로 바뀌고, 현업 주도로 이뤄지는 면접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면접관 역량 향상 교육 및 인증이 강화될 것이다. 환승이직을 줄이고 인재의 조기 전력화를 이루기 위해 ‘직원경험(Employee Experience)’에 초점을 맞춘 온보딩 프로그램을 더 잘 운영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입사 후 첫 6개월의 온보딩 경험은 직장에 대해 인내심이 많지 않은 MZ 세대들이 회사에 계속 남아 있을지를 결정하는 가장 큰 변수이기 때문이다.
#5. 스킬 향상에 올인
기술, 환경, 시장의 변화는 일하는 방식을 변화시키고 그만큼 요구 스킬 역시 빨리 진부화한다. 2020년 세계경제포럼 연구에 따르면, 향후 2년 안에 업무 핵심 스킬의 약 42%가 바뀐다고 한다.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혁신 속도를 구성원 역량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을 ‘스킬 격차(Skill Gap)’라고 하는데, 이는 전통적인 위계 조직 구조가 프로젝트 중심 구조로 바뀌면서 급속도로 진척되고 있다.
구성원 측면에서 보더라도, MZ 세대 직장인들은 스킬 향상을 통해서 몸값을 높이고 싶어하므로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생산성의 문제뿐 아니라 인재 유지(Retention)조차 어려워진다. 또한, 기존 인력 스킬 향상을 통해 활용도를 높이면 그만큼 신규 채용을 덜 해도 되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인건비를 절감하는 효과도 있다.
스킬 향상이라고 하면 교육을 당장 떠올리지만, 범용적인 교육이 스킬 향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 진정한 스킬 향상을 위해서는 업무에 바로 적용 가능한 스킬 향상 도구를 제공하거나, 실질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수준의 프로젝트 방식 학습이 좋다. 인공지능의 활용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2022년 12월 인공지능 연구기관 오픈에이아이(OpenAI)가 공개한 챗지피티(ChatGPT)는 초거대 인공지능(AI) 기반으로 사용자가 요구하는 문제에 대해 해결책이나 콘텐츠를 창조하는 수준이다. 이런 도구를 활용할 줄 아는지 여부는 지식 노동자의 가치를 극명하게 가를 것이다.
#6. 투명한 조직문화 추구
기존의 한국 기업 문화는 투명성과는 거리가 멀었다. 조직과 업무에 관련한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은 번거롭고 말썽의 소지가 있으며 일사불란하게 경영자의 의지를 관철하는 데 방해가 될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 직장인의 도리라고 생각하는 문화에 맞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우리나라 기업의 문화도 바뀔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되어가고 있다. 전통적인 ‘평생 고용’의 모델이 깨졌고, 공정과 효율을 중시하는 MZ 세대가 조직 다수를 차지했으며, 기업들은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엄청난 성과를 내라고 요구하고 있다. 정보나 권한을 주지 않으면서 오너십을 가지라고 얘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투명한 조직문화는 내부 커뮤니케이션 활성화와 직접 관련되어 있다. 혁신적이고 실행력이 강한 조직은 공통적으로 구성원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도록 스피크 업(Speak up)을 장려한다. 대기업들도 비바리퍼블리카나 우아한형제들과 같은 유니콘 기업의 내부 커뮤니케이션 방식과 비슷한 시도를 많이 한다. 비대면 근무로 인해 정확한 업무 지시와 결과 중심의 관리를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 역시 투명한 업무 소통 분위기가 자리 잡는 데 도움을 주었다.
업무 정보의 투명화도 중요하다. 최근에는 노션(Notion) 같은 업무 앱을 활용하여 채용공고, 연월차 관리, 협업 캘린더, 회의실 예약 등 웬만한 내부 프로세스를 모두 공유하는 기업도 많다. 고과 등급을 직원 개인에게 알려주지 않는 관행을 고수해 오던 시중 은행들에서도 행원들의 불만으로 인해 알려주고 피드백하는 방향으로 바뀌는 움직임이 있다.
출처 : 월간 인재경영(http://www.abouthr.co.kr)
리세션(recession·경기 후퇴) 공포 속 HR 담당자들의 역할이 중요해졌습니다. 특히 경기 침체로 올해 기업교육 예산을 현상 유지 또는 긴축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기업교육 담당자들은 구성원들이 비용 대비 효율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교육 방식에 관심이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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